서울의 아파트 단지들은 다양한 시기에 지어졌으며, 오래된 건물일수록 곰팡이 문제가 더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특히 노후주택의 단열 성능 저하와 구조적 한계는 실내 곰팡이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이 글에서는 서울 아파트에서 곰팡이가 생기는 원인을 노후주택의 특성, 단열 문제, 곰팡이 번식 환경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심층적으로 분석해봅니다.
노후주택: 서울 아파트의 시간 누적 문제
서울에는 2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특히 1980~9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 단지들은 당시 기술 기준에 맞춰 설계되었지만, 현재의 기후 변화와 생활 방식에 비춰보면 많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문제되는 부분은 창호와 벽체 마감입니다. 노후 아파트는 오래된 알루미늄 샷시나 단층 유리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단열 효과가 떨어지고 결로가 쉽게 발생합니다. 또한 외벽의 균열, 방수층 손상 등으로 인해 외부 습기가 내부로 침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주택은 구조적으로 통풍이 잘 되지 않으며, 특히 1층, 반지하, 북향 세대는 햇볕이 잘 들지 않아 곰팡이 발생에 매우 취약합니다. 또한 노후 배관 문제로 인한 누수도 습기를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누수는 벽지나 바닥 아래에서 발생하여 눈에 보이지 않게 곰팡이가 자라게 만들며, 건강에도 큰 위협이 됩니다. 게다가 리모델링이 이뤄지지 않은 노후주택은 환기 시스템이 부족하거나 아예 설치되어 있지 않아 습기가 쌓이기 쉽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환기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지만, 노후 아파트에서는 여전히 구조적인 한계로 인해 근본적인 개선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단열 문제: 곰팡이의 숨은 원인
곰팡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단열 부족으로 인한 결로현상입니다. 단열이 잘 되지 않으면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로 인해 벽면이나 창틀에 물방울이 맺히고, 이로 인해 곰팡이가 자랍니다. 서울 아파트의 경우, 단열재가 부족하거나 노후되어 기능을 상실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외벽과 맞닿아 있는 방, 욕실 벽면, 베란다 확장 부분은 단열층이 얇아 결로가 쉽게 생깁니다. 확장된 베란다의 경우, 외부 벽체에 단열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유리만 덧대어져 있어 겨울철엔 찬 공기가 그대로 내부로 유입되고, 여름철엔 외부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실내로 들어와 결로를 유발합니다. 또한 천장 단열이 미흡할 경우, 상층 세대의 온기가 그대로 내려오거나 외기 온도 변화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실내 온도 조절이 어렵고, 곰팡이 발생의 조건이 됩니다. 단열재가 끊기는 부분(열교 현상)에서도 결로가 자주 생기며, 그 부분은 곰팡이가 반복적으로 번식하는 ‘핫스팟’이 됩니다. 단열 성능이 낮은 아파트일수록 실내 습도 관리가 어렵고, 실내 온도 유지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므로 곰팡이뿐 아니라 전기요금 부담도 함께 증가합니다. 따라서, 오래된 아파트는 단열보강 공사나 창호 교체 등 구조적인 개선을 고려하는 것이 장기적인 곰팡이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곰팡이: 생활 공간 속 침입자
곰팡이는 단순한 얼룩이 아닙니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 포자’는 공기 중을 떠다니다가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특히 호흡기 질환, 알레르기, 두통,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에서는 다음과 같은 장소에서 곰팡이가 자주 발견됩니다:
- 침실 벽 모서리
- 창틀 하단 고무패킹
- 욕실 실리콘 틈
- 싱크대 안쪽
- 가구 뒷면
이러한 부분들은 공통적으로 습기가 잘 차고 통풍이 어렵거나, 곰팡이를 제거해도 재발이 잦은 장소입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아침에 창문을 열지 않거나, 에어컨만 가동할 경우 실내가 냉각되면서 벽면에 결로가 생기고 곰팡이 발생이 더 빨라집니다. 곰팡이는 단지 청소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곰팡이 제거제를 사용해도 근본적인 원인이 사라지지 않으면 다시 생깁니다. 따라서 곰팡이를 제거하는 것보다 먼저, 곰팡이가 자라는 조건을 없애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실내 온도와 습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결로를 방지할 수 있는 구조 개선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서울 아파트는 인구 밀집 지역의 특성상 환기 환경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기순환기나 제습기, 자외선 살균기 등의 활용도 필요합니다. 곰팡이는 ‘습도’가 아니라 ‘습기 지속 시간’에 반응하기 때문에, 일정 시간 이상 습한 상태가 유지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서울 아파트의 곰팡이 문제는 단순한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노후주택의 구조적 한계, 단열 부족, 습기 관리 부재 등 복합적인 원인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주기적인 점검과 구조 개선, 환기 설비 보강을 통해 곰팡이로 인한 생활 불편과 건강 문제를 사전에 차단해야 합니다. 지금 내 집의 상태를 점검하고,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보세요.